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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의 이야기/어학연수, 해외경험, 여행

6-2 제주도 3달 살기

by 행부남 2022. 11. 21.

1. 역시나 험난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생활의 시작

첫날 운 좋게 고기를 먹었다. 규모가 꽤 커서 스텝과 직원들이 많았다. 처음엔 게하에서 지원해주는 회식인 줄 알았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스텝 중에 1명이 고기를 사비로 사줘서 먹은 것이었다. 매니저 1분 빼고 모두 나보다 한참 어렸고 어색했다. 살짝 불편해하는 눈치였다. 술은 잘못 먹지만 어색함을 피하고 싶어 한라산 소주를 먹고 맥주도 먹었다. 3일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서 지루하고 심심했다. 술자리 때 그래도 스텝들과 통성명은 했었는데 그중 차 타고 어디 놀러 간다고 하여 나도 가도 되냐고 물어보고 거기에 합류하여 제주도 동쪽 바다와 사려니숲길 구경하러 갔다. 1명만 스텝인 남자애였고 2명 여자는 1달 사는 여행객이었다. 그중 여자 1명이 차가 있어 편하게 다녀왔다. 저녁에 다녀와서도 술 먹고 노는데 하필 3명 모두 곧 집에 간다고 했다. 이후에도 스텝들과 인사하고 지냈지만 한두 달 이상 지낸 친구들이 많아 자기들끼리 너무 친해서 끼어들 틈이 없었고 나를 빼고 밥 먹으러 자주 나가는 모습을 보니 소외감이 들어 외로웠다.

 

2.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생활 적응기

다행히 새로운 여자 스텝 1명이 왔고 동질감을 느끼며 친하게 지냈다. 1주 후에 그 친구는 그만두고 나가려고 했고 나도 2주 후에 1달만 하고 다른 곳에 가거나 부산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행히 2주 3주가 지나며 적응하면서 우리는 나가지 않았고 스텝들과도 조금 더 가까워졌다. 1달이 될 무렵 친해져 가던 스텝둘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친해질 즘 헤어져 서운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 2달째부터 새로운 스텝들이 한 명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분위기가 달라졌고 나보다 1주 늦게 온 여자 친구와 나는 처음 들어오는 친구마다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챙겨주고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3.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의 업무

새로생활하게 될 게스트하우스는 주 3일 일하고 주로 하는 일은 베딩과 청소였다. 체크아웃이 끝나는 시점인 11시부터 청소를 하고 끝나는 데로 업무 종료였다. 그날 근무 스텝 숫자와 방의 숫자에 따라 시간이 차이 났다. 오후 1시나 2시쯤에 끝났던 것 같다. 생각보다 일이 힘들었다. 이불, 베개 커버를 가는 베딩도 하고 청소기 돌리고 걸레로 닦았다. 방이 너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든 노동이었던 것 같다. 화장실은 필리핀 여직원이 있어해 줬다. 나중에 그 직원이 그만두고 화장실도 했는데 화장실 청소가 지저분했지만 가장 쉬웠다. 청소가 끝나면 쓰레기 분리수거와, 일반쓰레기와 음식쓰레기를 외부의 쓰레기장에 버리면 업무가 끝이었다. 업무가 끝나면 스텝끼리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어먹었다. 나는 요리를 잘못하고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다행히 요리하려는 스텝들이 많아 고마웠다. 스텝들과 청소하고, 밥 먹으면서 친해졌고 가끔 나가서 밥 먹고 외부에 놀러 가기도 했다. 스텝이 많아 1주씩 스케줄을 짰고 협의하에 근무 조절이 가능했다. 나머지 4일은 자유였다. 조식을 주는 곳이라 조식은 매일 편하고 먹을 수 있었고 점심 저녁은 냉장고 식자재로 자유롭게 요리해 먹으면 됐다.

 

4. 제주도 스텝 생활 즐기다.

2달째부터 직원 알바로 일하게 되었고 나는 오후에 출근에 밤까지 일했다. 로비에서 안내와 결재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했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청소할 때는 스텝만큼 힘들게 하지 않고 보조 역할을 했고 50~60만 원 정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실업급여도 받고 있어서 개인실로 방을 옮겨 생활했다. 무료는 아니고 직원 할인을 받아 저렴하게 이용했다. 혼자 생활하니 너무 좋았다. 

스텝 생활 중 일하지 않는 날에는 다른 스텝들이나 손님들과 놀기도 하고 맛집을 찾아다녔다. 차를 타고 멀리 가기도 한적도 있지만 근처에 걸어서도 좋은 곳이 많았다. 서귀포 근처라 배달음식과 맛집이 많고 조금 걸어가면 바다와 올레길이 있었다. 저녁이 되면 게스트하우스 내 펍에서 술 한잔 하거나 문 닫으면 방에 들어가 같이 먹기도 하였다. 펍이나 야외에 나무와 불을 펴서 불멍을 때리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저녁마다 사람이 많으면 바비큐 파티도 진행하였다. 코로나로 사람이 없어 진행 못하다가 다시 시작하게 되어서 참여하였다. 스텝으로 참여하여 세팅과 설거지를 하면 무료였다. 나는 몇 번 스텝으로 파티를 참여했었는데 대부분 남자가 많았다. 

2달째부터는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노는 것이 에너지 소모가 크고 힘들었다. 친해져도 금방 헤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후부터 원래 술 먹지 않던 나는 주 2일 정도만 간단하게 먹고 나머지 시간은 먹지 않고 일찍 잤다. 운동도 시작하였고 인근 헬스장 2달을 끊고 주 4~5일은 운동하러 갔다. 책을 사서 책 읽고 올레길과 바닷길을 산책도 자주 갔다. 제주도는 이런 산책 자체가 일상이고 너무 좋았던 것 같다.

 

5. 스텝들과의 추억

새로 들어온 친구가 많아 나와 비슷한 게 들어온 여자 스텝과 나는 다 같이 놀기로 계획했다. 게스트하우스에 스타렉스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보험이 되고 운전할 수 있는 나이가 나였다. 사장님께 이야기를 하고 스타렉스를 빌려서 다 함께 치저스라는 예약제 스테이크 가게를 갔다. 지금은 노홍철, 비가 출연하여 엄청 유명 해졌다고 들었다. 당시도 예약 제고 테이블이 많이 없어 예약이 힘들었지만 평일에 점심에 겨우 예약했다. 제주도 생활중 거리가 멀었지만 3번이나 갈 정도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가게였고 제주도를 가면 다시 한번 꼭 가고 싶다. 스테이크 치즈를 듬뿍 올린스 테이크와 아란치니가 정말 맛있다. 치저스를 맛있게 먹고 성산일출봉과 근처 오름을 올라가 사진을 찍으며 친목을 도모했다. 운전을 오래 했지만 스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 괜찮았다. 

 

하루는 스텝들이 연돈에 아침부터 가서 줄을 서서 점심에 같이 먹자고 했다. 줄 서서 먹으면 잘 안 먹지만 예약에 성공돼서 가자고 하여 같이 갔다. 튀김이 바삭하고 먹을만했고 카레가 맛있었다. 그러나 새벽부터 줄 서서 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다른 돈가스 집도 맛있는 집이 많기 때문이다. 방송 때문에 사람들의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 서귀포에 187 semtiment 돈가스 집을 추천한다. 매장은 작지만 포장이나 배달로도 가능하다. 사장님이 187이라서 이름이 그렇게 지은 것 같고 아주 맛있었 던 기억이 있다.

 

9월 말에 가서 12월 말에 부산으로 돌아왔다. 스텝들 모두가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거라고 했다. 스텝 내 커플이 외부 방을 잡고 제주살이를 시작했고 그 집에서 하기로 했다. 떠날 때는 무슨 파티야 귀찮아 라는 생각을 했지만 부산에 집에 가니 정말 허전하고 외로워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정말 할 게 없고 만날 사람이 없어 1박 2일로 제주도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갔다. 다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진도 찍고 폭죽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놀다가 스텝 생활했던 게스트하우스 스텝 숙소에서 공짜로 자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부산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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